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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독일, 베를린/독일, 취업_회사생활

독일 건축유학 없이 독일 건축사가 되었다?! (한국 대학교 5년제 건축학사, 베를린 기준)

by 베를리너린 2024. 7. 10.

독일에선 타전공 학사를 새로 공부해볼까-라며 입학까지만해놓고 관둔 사람이 독일 베를린 건축사협회에 등록신청 성공하여 올해 초, 드디어 독일(베를린) 건축사가 되었다. (야호?!)

 

독일에서 유학하지 않았는데 한국 5년제 건축학사만으로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Abi.de

 

 

탈건축하려했거늘 (아 이제 타이틀 하나 땄으니까 탈건축하기에 적당한 시기일까 -아닌가...),

그래도 하던 일 하는 게 편하겠지-라며 지원한 작은 베를린 건축회사에 ’도면쟁이(얕잡아보는 표현 아님)‘랑 건축가 그 사이 어디쯤으로 취업한지 5년인가 5년차에 접어들었나


나이 든 동료직원들에게 “너도 얼른 공식 건축사로 인정받아야지” 란 소리를 들을 때 마다 ‘아니 뭐 굳이 그런걸’ 생각하고 미루던 과거의 나. 작년 2023년 말 뜬금없이 ‘진지하게 신청해볼까’란 생각이 들어서 서류준비 시작해서 후딱 끝냈다. 서류준비 중 가장 귀찮았던 것은 이런저런 증명서들 번역 및 공증…

(베를린) 건축사협회 등록 조건 중 하나인 "70 x 45분 교육시간"은 2021년인가 2020년에 "혹시 모르니까-"라는 마음에 이미 끝냈었더랬다. 코시국이었어서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었기에 신청했지... 안그랬으면 포기했을듯...

(작은사람 유치원 적응시기랑 겹쳐서 유치원왔다갔다에, 교육받고, 반나절 홈오피스, 반나절 휴가내고 등등...을 대체 어떻게 해낸건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대단함...)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Lesemaus

 



한국에서 5년제 건축학사를 졸업한 직후엔 건축사사무소에 취업해 전공살린 일을 하고 있었으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테리어/전시디자인을 하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누군가의 눈에는 전공을 나름 살린거라지만 누군가의 눈에는 전혀 관련없는 일이라던…)
여차저차한 이유로 독일로 넘어와서 쉬겠다 + 독어를늘려야한다 + 적당히살련다 며 파트타임일들 하고 놀다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담? (탈건축하려했다니까...?)


답 : "도면담당 외국인 직원 나부랭이 1"로 편히 살랬는데, 회사가 작년인가 체계 살짝 바뀌면서 내가 작은 프로젝트들 담당자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외부 연락이 너무 잦아짐에따라...

건축주나 협력사 기타등등이 건축가냐고 물어볼때 마다 ‘아직 공식적으로 건축사Architektin라고는 협회 등록 안되있어서 못부르지만... 건축전공했고 일 대충 한국 독일 합치면 경력 꽤 되는 건축전공자입니다’로 설명해야했던게 짬뽕나서

+ 한국 이름은 이름만으로 성별 알기 힘든데, 목소리도 낮은편이라 전화를 한 상대도 내게 매번 Herr 라고 써붙이는거 고쳐주기 귀찮아서…. 메일 말꼬리에 Architektin으로 이 상황을 모두 정리/해결하기 위함이었다(!)

 

Architekt 건축사 (남성형) / Architektin 건축사 (여성형)


협회등록 안되어있어서 어쩌구-하는 첫번째 설명은 굳이 해야할 필요 없는 데... 성격상 늘 덧붙이게되던...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Stadt Nuernberg. 본인 아님.

 

 

여기서 잠깐, ”엥, 건축전공하고 건축사사무소에서 일하는데 건축가가 아니라고?“란 의문이 드시는 분이 있다면…

이 글에 건축가와 건축사 단어가 요상하게 혼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점을 양해부탁드리며…

비전공자는 알 수 없는 게 당연한 부분이다.

 

한국에도 건축사협회와 건축가협회… 그리고 새건축가협회(?) 뭐 이런 여러가지가 있는 걸로 얼핏 알고 있는데

(틀렸을 시 님 말이 모두 옳습니다. 근 10년전의 상황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으로 쓴 것이므로)...

 

건축사는 어떤 사람들이 좋아할 ‘-사’짜 직업…? 면허랄까 허가증이랄까 자격증이랄까, 건축허가/신고 등등 업무를 관공서에 낼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

건축가는 관공서에 이름걸고 허가/신고 기타등등 처리할 수 있는 자격증(?)의 유무에 상관없이 건축사사무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어우르는 말...

(틀렸을 시 님 말이 모두 옳습니다...)

 

 

 

한국에서의 건축사는 건축사시험에 통과한 사람만 쓸 수 있는 단어.

건축사시험 응시 자격요건(!) 은 건축학 5년제 학사 졸업하고 실무경력 3년 이상인 경우 (근 10년전과 바뀌지 않았을 것이란 가정하에...) 4년제 학사는 5년이상 경력...이었던 것 같은데 맞나...

밑줄 쳐놨듯이... 시험 응시자격요건이지, 건축사가 자동으로 되는 체계가 아님.

 

(참고 글: 2020년 브런치에 쓰인 건축사시험에 관한 글! https://brunch.co.kr/@seonarchi/211)

위 글엔 손도면 그리는 것 배운 적 없다고 쓰셨는데, 나의 경우엔 1학년 1학기인가 2학기 수업에 손도면을 그리는 수업이 있었다. (1학기 수업으로 충분할 리 없음... 그래서 건축사시험용 학원이 따로 있다고 함...)

 

추가로... 시험 합격률이 아주... 어이없는 시험임(..)

3과목인데 이를 한번에 통과하는 경우가 1-2% ? 허허허허허허허허.

2년안에 3과목 한번씩이라도 합격하면 된다는데... 이것도 응시자 중 20% 정도라는 통계를 봄...

(이에 비교하여 졸업 직전에 보는 의대/치대시험은 재수하는 경우가 거의 없음. 합격률 9n %.

실무경력 필요없이 응시할 수 있음. 법조계시험은 모르겠...

"어디감히" 의대랑 건축전공 비교하냐 그러신다면... 안녕히가세요... 우리 다신 마주치지 맙시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건축사신문. 2001년 기사에 첨부된 사진이지만 현재도 비슷할 것 같은 느낌...

 

 

독일에서도 건축사Architekt는 ‘보호’를 받고있는 단어로, 건축전공한 아무나 쓸 수 있는게 아니고 반드시 협회에 등록된 사람들만 쓸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그렇지만 구인 공고들엔 협회등록유무 상관없이 Architekt 구인이라 쓰드만… 쥬니어든 아니든…)

 

Architekt를 번역할 때 건축사로 해야하는가 건축가로 해야하는가…
한국에서 건축사시험 통과자, 독일에선 Architektenkammer 등록 회원만 쓸 수 있는 단어라는 점에서 건축사-로 번역하는 게 맞겠다.


 

한국 건축사시험은 대체 웨 아직까지 손도면을 그려야하는가...는 생각이 탈건축을 생각하게 만든 1순위였는데...

독일 건축사협회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시험은 필요 없었고 (등록 결심한 큰 이유 중 하나), 한국에서의 교육과정을 인증하는 게 복잡했다...(귀찮았다).

하루종일 시험을 위해 손도면을 그리고 있는 건 생각도 하기 싫지만 (한국의 건축사시험 응시자/합격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함...) 이에 비하면 졸업장과 성적표 인증 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가능했다는 점.

 

 

 

서류준비가 비교적 수월할 수 있었던 이유는 :

1) 이전에 타전공으로 대학 다시 가려했을때에 학력관련 영문서류를 Uniassist를 통해 인증받아뒀어서 이를 다시 낸 점...

협회규정엔 독일어로 제출하라 했지만, Uniassist 자체가 독일 학력관련 기관이기에 인정되겠지, 서류부족하다고 하면 그때 다시 독일어로 번역하지 뭐,하는 마음으로 제출했던 점.

2) 독일에서 결혼했기에 기본증명서 등을 이미 몇년 전에 공증받아뒀던 점.

3) 성적표를 독일어로 번역할 때에 한국어 영어버전을 다 포함하고, 독일어 번역본은 직역을 최대한 피하고 TU의 건축학과커리큘럼 과목명과 비교해가며 번역한 점.

(저보다 몇달 늦게 협회등록 신청한 독일인 동료가 "너 대체 외국인이 언제 저 서류들을 다 모았냐 대단하다!" 던)

 

 

 

p.s. 베를린 협회의 경우, 그 외 모든 공식 서류들이 그렇듯이 "공인번역가" 에게 번역받아다가 공증받아라-고 쓰여있지만,

언제나 본인 스스로 번역하고 대사관에 번역공증/사본공증하여 제출했을 때 문제된 적 없습니다. 

(분명 담당자에 따라 또 다를 것이므로... 제가 문제없이 통과했다고 해서 이렇게하면 100%된다!고 장담 못드립니다!)

 

 

 

서류를 제출하고 난 한달 쯤 뒤, 우편으로 (종이서류의 나라 독일...) "서류보강 부탁!"이라고 답이 왔었는데,

난 석사가 없는데... 석사 학력증명서 내래서... 전화해서 너네 규칙에 학제 4년제 이상이면 된다는데요- 라고 말하여 네네 충분합니당, 하고 답변받았었다. 통화 후 회원인정되기까지 또 한달...? 걸렸다.

"서류제출 후 3개월정도 걸릴 수 있다. 특수 케이스에는 한달 더 걸릴 수 있다-"고 협회규정에 쓰여있어서 3-4달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총 2달만에 통과되어서 신기했다.

 

여기서 확실하지 않은 점은... 학사여도 4년제 이상-이라는 부분이, 그저 학제가 4년제이상이면 되는건지,

혹은 1학년때에도 건축전공관련 수업이 어느정도 비율 이상이어야하는지...는 모르겠다.

(본인은 5년제 건축학제 인증... 초기 세대라... 4년제 학제의 전공비율을 모름.)

내가 나온 5년제 학제는 1학년때 들어야했던 과목들이 공과대학/자연과학대학 수업들 위주였는데... 4년제학제는 어떻지...? 수료한 과목에 상관없이 학제 학기수만 따지는 것인지, 전공수업이 어느정도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TMI :

건축사협회 인정받고 DAB 잡지를 받아보게된다면, 회원인정 약 2달 뒤의 잡지에 "등록회원명단"란에 자신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보통 B.Sc.공학학사-건축학 / B.A.미술학사-건축학 이 일반적인 목록에서 (학사, 석사, 디플롬 등등) 그 달엔 나만 유일하게 BArch건축학사+괄호안부가설명이 들어가서 목록 중 가장 긴 줄을 차지했다는...

 

아 그러고보니 건축사도장 (베를린곰돌이도장!) 아직도 신청안했네...

 

 

 

건축사협회등록 하시려는 분들, 화이팅입니다!

 

 

 

(두달 전에 폰으로 임시저장해두고 드디어 올리는 글)

 

 

 

베를린 건축사등록 관련 글 :

(AK-Berlin 과 베를린시의 정보가 일치하지 않음. 불확실할 경우 해당 Architektenkammer에 문의할 것!

물론... 문의한다고 답변이 올거라는 확신은 없습니다... 답변 반년간 기다리다가 무시하고 그냥 냄... 다행히 통과됨...)

 

https://www.ak-berlin.de/architektenkammer-berlin/mitgliedermitglied-werden/eintragung-architekten-stadtplanerliste/absolventinnenabsolventen.html

 

https://service.berlin.de/dienstleistung/141585/

 

https://service.berlin.de/dienstleistung/349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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